새로운 아이템, 새로운 아이디어 등 남들과는 다른 새로운 것만 집착하는 사람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금속활자와 인쇄술을 이야기할 때, 책 좀 읽어본 사람이라면 독일의 구텐베르크를 떠올린다. 하지만 한국인이라면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는 고려 시대의 '직지심체요절'이라고 반문할 것이다. 분명 인쇄술은 동양에서 먼저 창조되었지만, 서양에서 더 널리 활용되었다.
직지심체요절은 고려 말 청주 흥덕사에서 불교 서적을 제작하기 위해서만 금속활자를 사용하였고, 구텐베르크는 금속활자가 상업적으로 가치가 있을 것이라 판단하고 금속활자 인쇄술을 개발했다. 두 경우 모두 금속활자를 활용했지만, 그 목적과 방식은 달랐다.
구텐베르크는 금속활자라는 것을 유에서 무를 창조한 것이 아니라. 주변에 있던 기존 요소들을 조합하여 만들었다. 그는 조폐국에서 금화와 은화에 문양을 새기는 방식에서 금속활자의 아이디어를 얻었고, 인쇄에 사용되는 종이는 중국에서 발명되어 유럽으로 전파된 것이었다. 또한, 글자를 찍어내는 방식은 포도즙을 짜는 기계에서 영감을 받았다.
구텐베르크가 살던 시대에는 책이 너무 비싸서 귀족이나 성직자들만 소유할 수 있었다. 필사로 책을 만들어야 했기 때문에 공급이 적었고, 성경 같은 중요한 책들은 교회의 고위층만 가질 수 있었다. 하지만 구텐베르크의 인쇄술이 등장하면서 책이 대량으로 생산되었고, 누구나 쉽게 책을 접할 수 있게 되었다. 이로 인해 상류층들의 지식 독점은 약해지고, 50년 후 마틴 루터의 종교 개혁에도 영향을 미쳤다.
창조란, 무에서 유를 만들어서, 세상에 없던 기술로 혁신을 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위 사례를 보면 기존의 것들을 새롭게 조합하여 더 큰 가치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우리나라가 비록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를 창조해서 가지고 있었지만, 이 가치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다. 구텐베르크는 기존의 요소들을 조합하여 인쇄술이라는 새로운 가치를 창조했고, 이는 사회를 바꾸는 영향력까지 보여줬다.
창조란 단순히 최초로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활용하고 발전시키느냐에 달려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은 이미 수많은 기술과 아이디어가 존재한다. 그렇기에 창조의 핵심은 완전히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려 애쓰기보다, 주변을 잘 관찰하고 기존의 것들을 새롭게 조합하여 가치를 창출하는 데 있지 않을까? 이러한 생각의 방향이 무한 경쟁 시대에서 살아남는 필살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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